본문 바로가기

사진 속에 풍경

일박이일에 나온 북한 황해도에서 가까운 섬 교동도

교동도의 갈대

교동도는 삼일 전 북한의 연평도포격사태가 일어난 연평도나 백령도처럼 서해 5도라고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북한 서해안에서 제일 가까운 섬입니다. 일박이일에도 소개된 이 섬은 대룡시장 처럼 정다운 옛 풍경도 남아 있지만 섬 중심부에 넓은 저수지를 따라 펼쳐진 도로는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. 강화도에서 가깝고 서울에서도 멀지 않아 주말에는 산악자전거로 하이킹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곳 또한 북방한계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군사지역입니다.


섬 북쪽 건너편에는 황해도 연백군 연안시가 보입니다. 연안시 북쪽에 북산에는 집보다도 큰 북한의 선전 게시판이 보는 이를 선뜻하게 만듭니다. 30년전 아버지를 손을 잡고 처음 교동도를 방문했을 때 저는 9살 철부지였습니다. 여러 검문소를 지나면서도 오직 갯벌에서 게를 잡고 논두렁에서 개구리 잡을 생각만 했기 때문입니다.

그 때는 섬 내에 교통수단이 없어 비포장 저수지 뚝방길을 따라 한 없이 걸었고 힘들어서 아버지에게 땡깡을 부리기도 했습니다. 섬의 북쪽에 도착하니 정말 북한하고 가까운 섬이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. 망원경이 없이도 육안으로도 북한의 정경이 다 보이는 것입니다. 북한의 선전문구도 ‘위대한 김일성 장군 어쩌구 저쩌구...’ 책이나 학교 선생님에게서나 들었던 북한군의 모습과 위협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. 그것도 잠시 어린아이는 다시 어디 개구리가 없나 주변 숲 풀을 살펴봅니다. 한참 두리번거리다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는데

아버지께서는 소리 없이 북쪽을 바라보시면서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.

“아빠 왜 울어”

“응 저기 바다 건너 북쪽이 보이지?”

“응”

“저기가 아빠가 태어난 곳이야”

“정말?”

“황해도 연백군 연안읍 ..... 저 곳에 가면 할머니도 계시고 할아버지 집과 땅도 있어. 할아버지는 육이오 전쟁 때 돌아가셨지만 할머니는 아직도 살아 계실거야. 아빠가 늙어서 죽기전에 남북이 통일이 되면 저 곳에 꼭 갈거야. 아니면 내가 못가면 너라도 저 곳을 꼭 가야돼”

“왜?”

“응 저곳이 우리의 뿌리 이니까....”

세월이 흘렀는데도 교동도에 가면 그 때 아버지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. 지금 제가 그 때 저희 아버지만큼 나이가 들었는데 통일은 아직 우리에게는 먼 것 같네요.

일박이일에 나온 대룡시장에는 아직도 황해도 연안에서 건너오신 분들이 계십니다. 고향이 바라다 보이는 그 곳을 못 떠나는 그 분들이 한분 한분 우리아버지 같아 친근함이 느낍니다.

“저도 연안 사람입니다”

“어! 동향사람이구만...반갑습니다.” 하시면 두 손을 꼭 잡으시는 분들....

우리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.

묵묵히 나라를 지키는 국인 아저씨들에게 그 때나 지금이나 늘 고마운 마음이 가듯합니다.

분단의 현실을 뒤로 한 채 한가로이 저수지 뚝방길 한가에는 아름다운 갈대가 바람에 하늘 하늘 거립니다.

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 상태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.


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+눌러 주세요

아래 view on을 눌러주세요.

'사진 속에 풍경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돌단풍꽃  (2) 2010.08.15
방태산  (2) 2010.08.15
우리동네 애기똥풀  (4) 2010.08.14
참깨꽃을 보신적 있나요?  (0) 2010.08.14
하늘공원  (0) 2010.08.14